<사진작가 조세현의 스타 & 얼굴> ‘SG 워너비’ 갑자기 멤버 늘어 재촬영

2021. 5. 28.scrap/기사

[문화일보] 2006년 4월 26일

시간이 흐를수록 우정·하모니 묻어나

 

3년 전 한 신인 그룹과의 첫 촬영, 당시 잊을 수 없는 재촬영의 기억이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의 첫 앨범이었던지라 재촬영을 한다는 것은 시간적,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던 이유는 그 신인 그룹의 멤버가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첫 출발을 하게 된 그룹이 바로 ‘SG 워너비’ . 멤버는 채동하, 김용준 그리고 뒤늦게 합류하여 재촬영을 하게 만든 주인공 김진호였다.

 

얼마 전 3집 앨범을 위해 우리는 또다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갔었는데, 촬영 전 현지 날씨가 워낙 좋지 않아서 이번에는 기상 때문에 또 재촬영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고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그런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는 악조건에도 모두들 조바심 내지 않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바로 시작을 함께 한 우리들의 팀워크였고, 무엇보다 3집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룹의 모양을 갖추며 성공을 거두는 과정에서 팀 멤버들 사이에 서로 믿고 의지하는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기간 연예인들과 작업을 해오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긴 세월 동안 호흡을 맞춰 작업을 함께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여러 환경적 원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취향이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오랫동안 함께한 친구들이 몇 명 있는데, 그런 경우 그들과의 사진을 돌이켜 보면 정말로 한 권의 역사책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면적으로 변해온 과정은 물론 인간적인 신뢰나 친근감의 깊이도 발견할 수 있다.

 

SG 워너비의 경우도 나의 사진 역사책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친구들이다. 이번 촬영여행에서도 느꼈지만 그들의 팀워크나 우정은 남다르다. 아마도 그런 강한 우정이 있으니까 전국 콘서트 투어 같은 힘들고 바쁜 일정을 성공적으로 잘 치러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그들의 사진을 만들 때, 다른 모습보다는 그들의 우정과 조화를 사진에 드러내려고 노력한다. 그런 영상들이 그들을 사랑하는 대중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세 친구의 우정이나 상호 신뢰가 사진으로 전달될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뭐가 있겠는가? 우습겠지만 이러한 이유로 촬영시에는 세 멤버에 대한 촬영시간 배분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사진집을 편집하며 변해가는 그들을 본다. 또한 점점 더 성숙해지는 멋지고 감미로운 음악을 함께 들으며 나는 마치 SG워너비의 네번째 멤버인 그들의 맏형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얼마 전 바닷가에서 촬영 중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를 피해 조그만 우산 아래 모두 꼭 붙어서 비를 피하던 모습이 아름다운 SG워너비의 이미지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그들의 우정과 하모니에 함께할 수 있어서일까? 난 그들 워너비 형제가 참 좋다.

 

www.munhwa.com/news/view.html?no=200604260103283007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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