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워너비 “우리가 가요계를 망쳤다는 비난, 억울했다”

2021. 6. 1.scrap/인터뷰

[뉴스엔] 2007년 4월 4일

노래 잘하는 세남자 SG워너비가 돌아왔다. 판소리를 접목시킨 크로스오버곡 ‘아리랑’을 4집 타이틀로 우리 곁을 찾았다. 4집 앨범 곡들은 이전 음악들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준다. 국악의 접목 등 다양한 장르의 시도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노래 부르는 스타일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획일화된 가요계의 주범은 SG워너비?

 

SG워너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리드 보컬 김진호의 폭발적이고 깊은 음색의 일명 ‘소몰이 창법’이다. 이들의 성공 이후 가수들은 앞다투어 미디엄 템포에 비슷한 창법으로 곡을 선보였다. 점점 가요계가 획일화되면서 SG워너비가 비난받기도 했다. 팀의 리더 채동하는 “우리는 그냥 우리 음악을 할 뿐인데 SG워너비가 가요를 망쳤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진호는 “음반 시장이 힘들어 안정적인 걸 찾으려다 보니 장르가 비슷해졌다.”며 “처음 미디엄템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SG워너비가 다시 주목받으며 장본인 같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진호가 SG워너비를 대표한다?

 

보컬리스트로서 SG워너비 멤버 3명은 개성이 뚜렷하다. 그러나 20살 나이에 폭발적인 가창력과 풍부한 감정 표현을 보여준 김진호가 유독 부각됐다. 이런 결과에 다른 멤버들이 속상했을 것 같다. 하지만 김용준은 “서운하고 속상했다면 벌써 팀이 해체됐을 것이다. 누군가 욕심을 부려서 균형이 깨지면 4집이 나올 수 없었다”며 전체적인 분위기와 노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동하는 “그룹에서는 각자 가장 잘 맞는 파트를 부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 시간 때문에 하이라이트인 김진호 파트만 남겨둔 채 다른 사람의 파트가 편집됐을 땐 솔직히 서운했단다.

 

김진호는 “지금은 스트레스 안받지만 예전엔 너무 많은 부분을 소화하니까 형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어 팀을 나가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원래 채동하와 김용준이 듀엣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김진호가 합류하게 된 것이다. 늦게 합류했는데 자신의 음색대로 팀이 흘려가고 소화할 수 없는 음계를 계속 원하니까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SG워너비를 조화롭게 하는 것은 강렬한 김진호 파트와 약간 비음 섞이고 허스키한, 독특한 보이스의 채동하 파트를 안정적인 음색의 김용준이 이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극적이고 과한 감정의 곡들,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편!

 

SG워너비 노래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절제되지 않은 감정표현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요즘 가요의 특징이다.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가사와 다양한 기교들로 사람들의 귀를 현혹시킨다.

 

채동하는 요즘 사람들의 노래 듣는 패턴을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한 곡을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단 10초다. 이 짧은 시간에 음악이 평가된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도입부에서 주목을 끌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감정이 넘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진호는 “과거에는 감정의 과잉이 SG워너비를 있게 해줬다. 가사 하나 하나에 감정을 다 실어 노래했다. 당시에는 절제된 목소리를 팬들이 지루해했던 것 같다. 나도 그랬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런데 자극적인 곡들이 반복되면서 다시 팬들은 절제된 음악을 그리워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도 적절한 감정 표현이었다고 한다.

 

#절제된 미와 음악적 도전의 곡 ‘아리랑’

 

지금까지는 맛보기 수준으로 국악을 접목시킨 가요가 대부분이었지만‘아리랑’은 판소리뿐만 아니라 국악 장단과 국악기까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판소리의 비중이 너무 크지는 않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김용준은 “계산적이지 않고 느낌대로 부르기 때문에 너무 자연스럽다. 음악과도 잘 어울리고 박애리 명창의 판소리는 소름 돋을 정도로 멋있다. 판소리 자체가 한이 서린 음악이기 때문에 도입부에서 ‘아리랑’을 소개하는 느낌이다”고 만족해했다. 멤버들은 가요에 판소리를 접목하는 게 낯설 수도 있지만 여러번 들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락프로그램 나가고 싶다!

 

1집때 SG워너비는 얼굴없는 가수가 콘셉트였다. 하지만 2집때는 오락 프로그램을 제외한 많은 방송활동을 했다. 그러나 처음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것일까? SG워너비를 무겁게 생각하는 팬들도 많다. 또 SG워너비라는 그룹은 그들의 노래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이제는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오락 프로그램에도 나가고 싶다는 것이 멤버들의 마음이다. 다만 이미 1년간의 공연 스케줄이 꽉 차 있어 시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가수로서 가장 행복한 고민이 아닐까 싶다.

 

멤버들의 말을 빌리면 음악도 트렌드를 좇아간다. SG워너비도 변화를 추구하고 음악적인 고민을 한다. 이번 4집은 다른 앨범과 달리 자신의 음악적 고민과 의견이 많이 반영돼 작업하면서도 재미있었고 설레였다고 한다. 세 남자의 고민과 성장을 고스란히 담았을 4집 앨범이 기대된다.

 

[뉴스엔 글 김국화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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