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동거, 김주대

2021. 5. 15.

눈이 너의 따스한 피부를 만진다
눈을 통해 너의 까슬까슬한 슬픔과
아득한 넓이를 감각한다
너를 본 감각들은 고스란히 몸에 쌓여
몸이 움직일 때마다 달그락거리기도 하고
출렁거리기도 한다
너를 생각한다는 것은 내가 길을 걸을 때
몸 안의 네가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는 것이다
너는 어쩔 수 없이 눈으로 들어와
갈 데 없이 내가 된 감각
습관화된 나다
이것은 집착이 아니라 몸이 이룩한 사실이다
너는 사라질 수도 떠날 수도 없다
myo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