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선명

2021. 5. 28.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잊어버렸다

더 크게 부를수록 고요해지는

거짓이 되어버린 말들과

그리움이 되어버린 시간들

 

불현듯 너는 떠났고

허락도 없이 그리움은 남았다

앉거나 걷거나 혹은 서 있을 때도

내 안에 투명한 방울들이 맺히고 있었다

 

산다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 되었고

기억하는 것은 떠난 것이 되어 있었다

내 삶에 낙서 되어버린 한 사람의 이름

어디로 가야 다시 도착할 수 있는 걸까

 

나는 물들기 쉬운 어리석은 사람

한 번의 입맞춤을 위해

힘없이 떠나보낸 시간들을 기억해본다

쓸쓸히 왔던 길은 돌아서듯 너를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혹 당신이 아니라는 착각

하지만 그래도 후회할 수 없다

뼈가 부서지도록 아픈 이름을 안고

너라는 끝없는 절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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