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워너비 "우리 노래도 언젠가는 리메이크될 것"
2021. 5. 10.scrap/기사
[스타뉴스] 2005년 9월 8일
리메이크 앨범은 가수에게 약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유명곡을 재해석해 부르다 보니 보편성과 안정성은 쉽게 따라오지만 자칫 자신의 노래보다 리메이크곡이 더 알려지기 십상이다.
리메이크 앨범이 범람하는 요즘, 3인조 남성그룹 SG워너비가 또 하나의 리메이크 앨범 '클래식 오딧세이'를 들고 나왔다. 올 상반기 가창력 하나만으로 가요계를 평정한 그들이라 기대 반 우려 반이 앞선다. SG워너비는 과연 어떻게 리메이크 앨범이란 곤란한 식재료를 맛깔스런 요리로 조리했을까?
채동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80년대 노래들은 일부러 피했다. 우리조차 모르는 70년대 노래 300여곡을 추리고 또 추려 겨우 16곡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에 저장된 옛 노래들의 LP 재킷 사진을 보여줄 정도로 곡 선정에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추린 곡이 해바라기의 '내 마음의 보석상자', 신계행의 '가을사랑', 이범용ㆍ한명훈의 '꿈의 대화', 동물원의 '혜화동' 등이다.
김용준은 "우리 세대에게는 이 노래들이 마치 SG워너비의 신곡처럼 느껴질 테고, 나이드신 분들에게는 추억 속에 잠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막내 김진호는 "나는 부모님이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는 곡들이 많아 리메이크곡들이 대부분 익숙하다"며 "멜로디나 가사가 정말 요즘 노래와는 다르게 너무 서정적이라 녹음 작업이 무척 즐거웠다"고 말했다.
탁성부터 가성까지 거의 모든 음역에서 힘있는 목소리를 자랑하는 SG워너비이지만 이번 리메이크 앨범은 힘을 살며시 빼고 불렀다. 이들은 "오케스트라까지 동원해 웅장하게 부른 곡도 있지만 여러 사람들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SG워너비가 불렀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우리들을 낮췄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두 번째 정규앨범을 낸 SG워너비에게 리메이크 앨범 작업은 좀 이른 일이 아닐까?
"너무 상업적인 게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다"는 김용준은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리메이크하고 싶은 건 모든 가수의 꿈이다. 원래 1집을 낸 다음 곧 바로 리메이크 앨범을 낼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곁에서 듣던 김진호는 "사실 2집 앨범이 너무 잘돼 리메이크 앨범에 대해 부담감이 무척 컸다"고 실토했다.
채동하는 "열심히 이 길을 걷다보면 언젠가 우리 노래도 리메이크될 것 같다"고 꿈꾸듯 말했다. SG워너비 멤버들은 자신들의 히트곡 '살다가'와 '타임리스'를 리메이크될 것 같은 곡으로 꼽았다.
이번 앨범에 각각 솔로곡을 수록했다는 SG워너비는 여느 그룹들처럼 '따로 또 같이' 활동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SG워너비는 "더 이상 SG워너비로 사람들에게 보여줄 게 없을 때 솔로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갈 길이 멀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싸이먼 앤 가펑클처럼 되고 싶어서 'SG워너비'로 그룹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진 SG워너비. 이들은 "사실 이 이름은 우리가 지은 게 아니다"며 "싸이먼 앤 가펑클을 좋아하지만 그들과 우리의 음악 색깔은 너무나 틀리다"고 해명했다.
SG워너비는 "이제 SG워너비를 누구를 좋아하고 닮고 싶어하는 가수로 기억되지 않고 고유명사로 'SG워너비'로 남고 싶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들의 자신있는 모습에 언젠가는 SG워너비 리메이크 앨범이 나올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진=구혜정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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